전세집을 알아보다 보면 중개사무소에서 이런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여기는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조금 더 높아요.” 처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전세가 더 비싼 게 왜 문제지?” 싶다가도, 곧바로 “그럼 청년 버팀목이나 전세대출이 안 나오는 건가요?”라는 불안이 밀려옵니다. 특히 사회초년생·신혼부부처럼 첫 집을 구하는 분들은 이 한 문장 때문에 마음에 들던 집을 포기해 버리기도 하죠.
1.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다”는 말의 진짜 의미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다는 말은 보통 ① 실제 거래되는 매매가격 대비 전세보증금이 더 높거나, ② 시세·감정가 기준 담보가치보다 전세보증금이 과도하게 높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은행·보증기관 입장에서는 “집값이 떨어지거나 경매로 넘어갔을 때, 이 집을 팔아서 전세보증금을 온전히 회수할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그런데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더 높다면, 집을 팔아도 보증금을 다 못 돌려줄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대출·보증 심사에서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흔히 들으시는 말이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으면 보증보험이 안 될 수 있어요”, “보증보험이 안 되면 전세대출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입니다. 다만, 이 역시 “무조건 안 된다”가 아니라 보증기관의 심사 기준과 집마다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 두셔야 합니다.
2. 잘못 계약하면 생길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
많은 분들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에서야 전세가·매매가·보증보험 이야기를 뒤늦게 듣고 깜짝 놀랍니다. 이미 계약금을 넣은 상태라면 “지금이라도 포기해야 하나?”, “위약금은 얼마나 내야 하지?” 같은 고민이 꼬리를 물죠.
특히 이런 상황에서 위험이 커집니다.
- 집주인이 보증보험 가입에 비협조적이거나 이미 다른 근저당·대출이 많은 경우
- 오피스텔 등 일부 상품은 애초에 보증보험 취급이 제한되는 경우
- “전세대출 가능한 집”이라고만 듣고, 구체적인 기관·한도·조건을 확인하지 않은 채 계약한 경우
이런 상태에서 보증보험이 거절되고, 그 결과 전세대출까지 불가 판정을 받게 되면 계약을 유지할 수도, 포기할 수도 애매한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전세가와 매매가의 관계는 계약 전 단계에서 반드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체크포인트입니다.
3. 전세가 > 매매가일 때, 심사가 보는 핵심 기준
그렇다면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으면 정말로 전세대출이 “원천봉쇄”되는 걸까요? 실제 심사에서는 아래와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① 보증기관별 허용 범위
HUG, HF, SGI 등 보증기관은 각자 전세금 대비 주택가격 비율(LTV와 유사 개념)에 대한 내부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기관은 시세의 일정 비율까지만 보증을 서고, 그 이상은 선순위 채권·기존 근저당 여부 등을 더 엄격히 따집니다. 그래서 같은 집이라도 어느 기관·어느 상품으로 신청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② 집의 실제 시세와 감정가
‘매매가’라고 해서 모두 같은 값이 아닙니다. 최근 실거래가, KB시세, 감정평가 등 여러 기준으로 본 집의 가치가 전세보증금보다 충분히 높다면 전세가가 일시적으로 높아 보여도 심사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③ 선순위 채권·기존 대출 여부
같은 전세가·매매가 구조라도 이미 은행 근저당·기존 대출이 많이 잡혀 있는 집이라면 위험도가 훨씬 커집니다. 경매로 갔을 때 먼저 돈을 가져가는 선순위 채권이 많으면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여유가 줄어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등기부등본에 찍힌 금액·순위는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은 집일수록 더 꼼꼼히 봐야 합니다.
dd4. 계약 전·후로 이렇게만 준비해도 리스크가 줄어든다
① 계약 전 체크리스트
- 부동산에 “이 집, 전세대출·보증보험 실제로 진행해 본 사례가 있나요?” 먼저 물어보기
- 등기부등본 발급 후 근저당권·가압류·가처분 등 선순위 채권 확인하기
- 네이버 부동산·실거래가 조회로 최근 매매 시세와 전세 시세 비교해 보기
- 가능하다면 은행 두 곳 이상에 주소·전세금·매매가를 알려주고 가능 여부 사전 문의하기
② 이미 계약금을 넣은 상태라면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다는 사실을 계약 후에 알게 되었다면, 혼자 끙끙 앓기보다 최대한 빨리 은행과 보증기관에 정확한 정보를 들고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계약서 사본, 집 주소, 전세금·매매가, 집주인의 기존 대출 여부 등을 정리해서 상담
- “어느 기관/어떤 상품으로라면 가능성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물어보기
- 만약 정말로 보증이 어렵다면 계약 해지 또는 보증금·조건 조정 협의까지 염두
이 과정이 번거롭더라도, 정보를 빨리 확인할수록 선택지도 넓고 손실도 줄어듭니다.
5. 이런 분들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전세가·매매가 구조를 한 번 더 점검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청년 버팀목·신혼부부 전세대출 등 정책자금으로 전세를 계획 중인 사회초년생
- 잠깐 살 집이라 생각하고, “대출만 나오면 돼요” 라는 말만 듣고 계약을 진행 중인 분
-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 보증보험 취급이 까다로운 상품을 계약한 분
- 집주인의 기존 대출이 많은 것 같지만, 정확한 금액과 순위를 확인해 본 적 없는 분
반대로, 집값 상승 여력이 충분하고 선순위 대출이 거의 없으며, 보증기관에서 실제로 보증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라면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조금 높더라도 실제 위험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숫자만 보고 겁먹는 것”이 아니라 내가 들어가는 집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6. “전세가 > 매매가”일수록 더 천천히, 더 꼼꼼하게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다는 사실은 분명 대출·보증 심사에서 리스크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무조건 대출 불가”라고 단정 짓기에는 실제 현장에서는 다양한 변수와 예외가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 하나입니다. “모르고 계약하면 공포가 되고, 알고 준비하면 선택지가 생긴다.” 계약을 하기 전이라면 오늘 한 번만 시간을 내어 등기부등본, 시세, 보증보험 가능 여부를 확인해 보세요. 이미 계약을 했다면, 지금이라도 은행·보증기관에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가능한 선택지를 정리해 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첫걸음입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 가입을 권유하거나, “반드시 된다/안 된다”를 보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최종 조건·가능 여부는 반드시 최신 금융상품 안내와 각 보증기관·은행의 심사 결과를 기준으로 확인해 주세요. 그래도 오늘 이 글이, 전세가와 매매가 사이에서 마음 졸이고 계신 분들께 작은 기준점이 되어 드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전세대출 #청년버팀목대출 #전세가매매가 #전세보증보험 #전세대출조건 #부동산기초지식 #사회초년생대출 #전세정보 #대출심사 #전세리스크


